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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속 철학과 학문을 향한 최초(?)의 기독교 변증서 그러나 여전히 유효함 (테오필루스의 '아우톨리쿠스에게') 세속 철학과 학문을 향한 최초(?)의 기독교 변증서 그러나 여전히 유효함 (테오필루스의 '아우톨리쿠스에게') 그리스도교 신앙 원천 제8권이 오래간만에 나왔다. 교부의 글을 소개하는 이 시리즈를 매우 좋아하는 나에게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번에 나온 '아우톨리쿠스에게'는 안티오키아의 테오필루스가 무신론자 친구 아우톨리쿠스에게 복음을 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테오필루스는 120년에 태어나 185년까지 살면서 169년 안티오키아(안디옥)의 주교로 섬겼던 인물이다. 그가 쓴 책 중에 유일하게 '아우톨리쿠스에게'만 남아서 전해오고 있다. 테오필루스는 그리스 신화와 철학에 정통한 철학자였다. 그러나 성경을 읽는 과정에서 개종하고 그리스 문화권에 있는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변증하는 일을 하였다. 이 책..
책 한 권 소개(고대 후기 로마제국의 가난과 리더십) 책 한 권 소개 (고대 후기 로마제국의 가난과 리더십) 이 책은 어거스틴 연구자로 유명한 피터 브라운이 쓴 교부 시대의 가난에 대해 연구한 책이다. 책의 내용은 방대한 연구자료를 인용한 그야말로 학술서이지만 내용은 단순하다. 가난한 자들에 대한 국가적 복지 정책에 기독교의 가난 이해가 지대한 공헌을 하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312년 이후의 가난에 대한 이해는 극빈층만을 의미한 것이 아니라 중산층에서 언제든지 극빈층으로 이동 할 수 있는 계층을 가리키는 포괄적인 개념이었다. 이후 감독들은 가난한 사람들을 대변하고 이들을 돕는 자의 역할을 하게 되고, 이는 교회 안에서 가난한 자들의 명부를 작성하고 시설을 만들어 공적으로 구제하는 일을 하는 것으로 발전한다. 흔히들 극빈층을 돕는 것이 교회의 구제 일..
『과거의 의미』 Why Study the Past? -로완 윌리엄스 Rowan Williams - 『과거의 의미』 Why Study the Past? -로완 윌리엄스 Rowan Williams -(이춘성) 약 14년 전인 2006년, 나는 미국의 크리스체니티 투데이(Christianity Today)의 교회사 부분 올해의 책 최종 후보에 오른 로완 윌리엄스(Rowan Williams)의 책을 구입하였다. 그리고 많은 시간을 들여 어렵게 완독 할 수 있었다. 이후 윌리엄스의 책은 오랫 동안 한국에 번역되지 않고 있다가 최근 2~3년 사이에 여러 출판사에서 그의 책이 번역 출판되고 있다. 올해에도 몇 출판사에서 그의 책들이 나온다는 소식이다. 때마침 14년 전에 읽었던 그의 책이 작년에 번역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과거의 의미』를 구해 이틀 동안 읽었다. 최근에 나온 그의 신앙 기본에 대한 책이나 성경 묵..
<바울을 읽다> “로완 윌리엄스” “로완 윌리엄스” : 2020년 3월 15일, 이춘성 성공회의 수장인 켄터베리 주교를 지낸 로완 윌리엄스가 쓴 바울 서신에대한 간략한 개론서가 출판되었다. 이 책은 바클레이가 쓴 바울 입문서와 비교될 정도로 적은 분량이지만 이 두 책의 성격은 매우 다르다. 바클레이의 책이 아카데믹하다면, 윌리엄스의 책은 대중적이라 할 수 있으며, 바울 서신의 직접 인용이 매우 많이 있다는 점이다. 매우 긴 본문을 그대로 인용하는 일들이 빈번하여 때로는 성경을 읽는다는 느낌을 받을 때도 있다. 한글 번역은 역자가 서두에 밝힌 것처럼 공동번역개정판을 주로 사용하였고, 저자의 번역과 차이가 많을 경우 영어를 그대로 번역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윌리엄스는 책에 나오는 성경 인용은 자신이 그리스어 원문에서 번역한 것이라고 밝히고 ..
현대인의 전염병, 불안 현대인의 전염병, 불안 -『불안 사회』서평- 이춘성 지난 해에 무슨 이유로 이 책을 샀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코로나19로 그 어느 때보다 불안한 지금, 책장에 그대로 있던 이 책, 『불안 사회』가 눈에 들어왔다. 불안에 대해서 오랫동안 연구해온 사회심리학자 에른스트 디터 란터만(Ernst-Dieter Lantermann)이 쓴 이 책의 내용은 독일인 학자의 글이라면 어렵겠지 하는 내 선입관을 깨주었다. 란터만은 불안은 현대 사회가 지닌 불가학력적인 현상이이라고 규정한다. 어쩌면 인류의 고질적인 병이라 할 수 있다. 그러한 이유로 란터만은 인류가 불안을 극복하기 위해 어떤 전략을 사용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 방법이 지닌 위험성에 대해서 사회심리학적 측면에서 서술하고 있다. 자기 확신의 덫 란터만은 심리 ..
바른 진단이 바른 교회를 세운다.『변하는 세상 영원한 복음』 바른 진단이 바른 교회를 세운다. 『변하는 세상 영원한 복음』 이춘성 천안 고려신학대학원에서 가르치는 권수경 교수의 신간 『변하는 세상 영원한 복음』이 SFC 출판부에서 나왔다. 책을 구해서 지난밤에 단숨에 읽을 수 있었다. 지난 2권의 책은 내용에 있어 묵직함이 특징이었다면, 이번 책은 내용도 좋지만, 가독성이 매우 뛰어나다. 평소 권수경 교수의 수업을 두 과목 들었던 터라 이 책을 읽는 동안, 마치 옆에서 강의를 듣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현장성이 살아 있는 책이다. 이 책의 내용은 총 세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는 포스트모더니즘으로 알려진 현대 사회에 대한 진단, 두 번째는 과학에 대한 교회의 태도, 세 번째는 정치에 대한 저자의 진솔하고 정직한, 일부에서는 도발적인 표현도 거침없이 사용하고..
교회를 위한 신학자 바빙크(Herman Bavinck)-『기독교 세계관』 서평- 교회를 위한 신학자 바빙크(Herman Bavinck) -『기독교 세계관』 서평- ​ 1. 바빙크 왜 읽어야 할까? 헤르만 바빙크(Herman Bavinck, 1854-1921)라는 이름은 한국 교회의 개혁파 진영에서는 익숙한 이름이다. 그는 보수적인 신학교에서 교의학 교과서로 쓰이는 벌코프(Louis Berkhof), 후크마(Anthony Andrew Hoekema)의 조직신학 책의 주요 참고서인 『개혁주의 교의학 Reformed Dogmatics』의 저자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의 여러 책들이 번역 소개되어왔지만 그의 주저라 할 수 있는 『개혁주의 교의학』은 영미권에서도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번역 출간되기 시작하였다. 최근 10년 사이에 개혁주의 교의학은 화란어에서 한국어로 번역되어 바빙크..
종교를 탐한 국가, 국가를 탐한 종교 좀 늦었지만 캐버너의 책 “신학, 정치를 다시 묻다”에 대한 간소한 소감을 남긴다. 이 책은 요즘 한국의 보수 교회의 정치참여에 대한 중요한 시사점을 주고 있다. 지난 시간 루터나 칼빈의 두 왕국론에 대한 구원론적인 이해, 문화론적 이해는 실로 두 왕국이라는 단어가 주는 정치적 함의를 바르게 이해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최근 이에 대한 나 나름대로의 해석과 이해를 글로 남긴 일이 있었다. 정치는 종교를 탐하고 종교는 정치에 도덕적 정당성을 부여해 준다는 것이다. 결국 종교와 정치가 결탁하는 순간 참혹한 결과를 낳는다고 나는 지적 하였다. 캐버너는 이러한 이유 때문에 루터가 두 왕국론을 주장했고, 이것은 이전의 로마카톨릭의 교황제에 대한 도전이었으며, 국가가 신체적 구속력을 소유하고 교회가 도덕적 권위를 지..